2024년 10월 10일 대한민국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의 시적 문장을 섬세한 감각으로 번역한 번역가 데버라 스미스(Deborah Smith)가 누구인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한글을 독학한 캠브리지 대학 출신 번역가
데버러 스미스는 1987년생으로 2009년 캠브리지 대학 영문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졸업 후 진로에 대해 고민하던 중 데버러 스미스는 번역가의 길을 걷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러던 중 한글 문학의 영어 번역 전문가가 없다는 점을 알게 되었고 한국어를 독학으로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어의 매력에 푹 빠진 데버러 스미스는 2010년 런던대학교 한국학 석사과정에 입학하였고 2015년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한국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한국학 박사 과정 중 한 출판사로부터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접하게 된 데버라 스미스는 이 책의 번역에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에 이 책과 한강의 문학 세계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채식주의자’ 샘플 번역 7장을 손에 쥐고 2013년 런던 북 페어에 달려간 데버라 스미스는 작가 한강의 손에 이 샘플 번역을 전달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번역본을 읽고 충격을 받은 한강은 ‘무섭고도 충격적이고 우아하며 급진적이고 아름다웠다’라며 그 당시를 회상하기도 했습니다. 이때부터 ‘채식주의자’의 번역을 위해 두 사람은 공동작업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데버라 스미스가 번역본을 한강에게 보내면 의견을 보내 수정하고 조율하는 과정을 수없이 거쳐 ‘채식주의자’의 영어 번역판이 완성되게 되었습니다. 특히 영국 독자들의 취향을 반영한 책 판형과 표지 디자인에 많은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렇게 탄생한 걸작 영문판 ‘채식주의자(The Vegetarian)’는 2015년 세계 3대 문학상인 맨부커 국제상(Man Booker International Prize)을 수상하게 되었습니다. 맨부커상을 한강과 공동 수상하게 된 데버라 스미스는 한글을 배운 지 6년 만에 최고의 번역가 자리에 오르게 된 것입니다.
‘소년이 온다’를 번역하여 ‘한강의 노벨상 수상에 기여하다
2016년 5월 맨부커상 수상을 통해 자신들의 작업 결과가 평단에 통하게 됨을 깨달은 데버라 스미스는 한강의 대표작으로 불리는 ‘소년이 온다’를 2014년 번역해서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단어 하나하나 사전을 뒤져가며 한강의 시적이며 관념이 가득한 문체를 최대한 영어로 구현한 그녀의 노력에 대해 작가 한강도 ‘작품에 헌신하며 아주 문학적인 사람’이라며 늘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데버라 스미스는 아시아 문학을 조금 더 전문적으로 번역하기 위해 출판사 'Tilted Axis Press'를 설립하기도 했습니다. 데버라 스미스는 한강 작품 외에도 배수아의 소설 ‘에세이스트의 책상’과 ‘서울의 낮은 언덕들’ 그리고 안도현의 ‘연어’를 번역했습니다.
오늘은 한강의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에 크게 기여한 영국 번역가 데버라 스미스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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